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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이야기/인물과 사건

충장공 양헌수와 병인양요(6)-전술의 기본에 충실한 천총 양헌수

by 헬나이트 2020.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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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헌수는 선발대 38명을 직접 이끌고 11월 6일 오후 4시경 덕포 나루에 도착했다. 앞서 숨겨 둔 선박을 끌어내 도하 준비를 갖추고, 이날 저녁에 후속 부대가 도착하자 5척으로 도하 준비를 서둘렀다.

그런데 이튿날(11.7) 새벽에 중군 이용희로부터 통진부로 철수하라는 명령이 하달되었다.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덕포와 통진부의 중간쯤 되는 곳에 이르자 다시 덕포로 돌아가 계획대로 추진하라는 명령이 다시 전달되었다.

 

덕포로 돌아온 양헌수는 날이 어두워지자 제1진 170명을 3척에 나누어 도하시켰다. 이때 후방 쪽에서 뱃머리를 돌리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양헌수는 짐짓 목청을 높여 ‘소리친 자를 당장 잡아와 목을 쳐라’고 호통을 쳤다. 겁먹은 군사들의 동요를 막기 위한 임기응변이었다.

제1진이 광성 나루를 거쳐 정족산성에 진입하자 양헌수는 제2진 160명을 직접 인솔했다. 밤 10시경에 손돌항에서 덕진진으로 건너가 8일 새벽 4시경에 합류했다. 제3진도 날이 밝을 무렵에 건너왔다. 마지막 3진을 기다리는 초조한 마음 때문에 머리가 셀 지경이었다고 술회하였다.

 

덕진진에 소속된 덕진돈대와 남장포대

 

양헌수는 500명을 정족산성에 집결시킨 후 동문과 남문에 방어 중점을 두고, 나머지 두 문에도 적절히 병력을 투입했다. 이와 같이 양헌수가 방어태세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인근 숲 속에 숨어서 지켜보던 주민들도 안도감을 갖게 되었다. 이들은 소 12마리와 많은 위문품을 가져와 장병들을 격려했다. 뜻밖의 지원과 격려에 힘입은 장병들은 크게 고무되었다.

이날 저녁 양헌수는 직접 제문을 짓고 검은 소 1마리를 제물로 삼아 산신제(山神祭)를 올렸다. 주민과 장병들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필승의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한 방편이었다.

정족산성(삼랑성) 안에 위치한 전등사

이 무렵 프랑스 함대의 로즈 사령관도 ‘사격술이 뛰어난 군사들이 전등사에 들어가 항전 준비를 갖추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있었다. 프랑스군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여 대응 조치를 강구했다.

11월 9일 오전 7시경 육전대장 올리비에(Olivier) 대령은 병력 150여 명을 이끌고 리델 신부를 통역 겸 안내인으로 삼아 정찰에 나섰다. 3개 조로 나누어 2개 조를 정족산성 우측 능선에서 성곽 내부의 상황을 정찰하도록 지시했다. 자신은 나머지 1개 조를 직접 지휘하여 남문으로 접근해 들어갔다. 그러나 양헌수의 철저한 위장으로 프랑스군은 아무런 징후도 발견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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