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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려서 시골서 자라면서 할머니와 그 친구 할머니들이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를 수없이 많이 들었다.
듣다가 잠이들기도 했다. 그 중에 생각나는 끔찍한 이야기가 있다.
과연 아들은 어머니에게 효도한 것인가 불효한 것인가?
늙은 어머니는 기운이 없어 기진맥진했다. 가난한 아들은 고깃국을 보양식으로 끓여드리면 어머니가 기운을 차리실 것 같았다. 그러나 고기를 살 돈도 능력도 없었다. 과부 어머니와 아내와 어린 아들이 식구 전부였다.
그는 결심을 굳히고 아내와 상의했다. 어머니의 기력 회복을 위해 고깃국을 끌어드리기로.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남편의 효성에 동의했다. '어머니는 한번 가시면 다시 올 수 없고, 자식은 또 낳으면 되지 않느냐'라고 아내를 설득한 것이다.
어머니는 아들 내외가 정성스럽게 끓여준 고깃국을 며칠동안 드시고 기력을 회복하셨다. 그리고는 귀여운 손자가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고 찾으셨다. 아들 내외는 응응 울기만 했다. 차마 말 할 수가 없었다. 할머니가 드신 그 고깃국은 손자의 고기였다.
늙은 과부 어머니를 위해 자신의 어린 아들을 죽인 이 아버지는 과연 효도를 한 것인가? 어머니의 귀여운 손자를 죽였으니 불효를 한 것인가?
이 옛 이야기를 들려주던 당시 1950년대 60년대 할머니들의 정서는 아마도 아들의 극진한 효도를 기대했던 것이 아닐까? 그 끔찍한 행동을 과연 효도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 효도라도 받고 싶었던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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